“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한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의미 있는 삶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샌델 교수가 던진 이 질문은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본질을 찌르고 있습니다.
능력주의, 교육격차, 노동의 존엄성, 그리고 인공지능 윤리 — 이 모든 문제는 서로 깊게 얽혀 있으며,
단지 기술적 진보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도덕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불평등은 ‘돈’이 아니라 ‘존엄성’의 문제다
‘왜 세상은 이토록 불평등할까?’라는 물음은 단순히 빈부격차나 소득 문제를 넘어서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노동을 어떻게 느끼는지, 그 존중받는 경험이 있는지로 이어집니다.
샌델 교수는 현대 사회의 가장 위험한 문제는 바로 ‘인식의 불평등’이라 지적합니다.
많은 이들이 ‘나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자존감을 잃고 있습니다.
• 능력주의 사회의 역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하며 능력주의를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믿음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책과 좌절을 안기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세대는 끝없는 경쟁 속에서 탈락을 경험하고, 그것이 곧 자기 부정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AI 기술, 누구를 위한 진보인가?
AI 기술은 이제 단순 노동부터 지식 노동, 창작 활동까지 인간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기술의 발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쓰이느냐는 점입니다.
• 공공선을 위한 기술 사용
샌델 교수는 AI 기술이 단지 효율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체의 복지, 교육, 의료 등 공공선 증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술의 방향은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고 논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 노동의 존엄성과 AI
AI가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는 데 그치면, 사회 전체의 존엄성이 위협받습니다.
예를 들어 간호사, 교사, 환경미화원과 같은 직업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돌봄과 책임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불평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디지털 환경 속 시민 윤리의 붕괴
소셜 미디어와 맞춤형 알고리즘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시민 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개인의 목소리는 더 작아졌고, 상대방을 경청하려는 태도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 기술은 중립이 아니다
AI 윤리는 단지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곧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도덕적 질문입니다.
공정성, 존엄성, 연대의 가치를 잃은 채 발전하는 기술은 사회의 기반을 허무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교육 격차와 기회의 공정성 문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지만, 그 이면에는 과열된 경쟁과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교육이 계층 상승의 유일한 사다리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이들은 손쉽게 배제되고 낙오됩니다.
•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AI 시대에는 대학보다도 기술 기반 교육, 직업 훈련이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직업학교나 커뮤니티 칼리지를 ‘대안’이 아닌 ‘패자부활전’처럼 인식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바꾸지 않는다면, 능력주의는 오히려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작용하게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기술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샌델 교수는 결국 기술의 미래는 우리의 윤리적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합니다.
기술은 사회의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문제를 증폭시킬 수도 있습니다.
• 윤리를 중심에 둔 혁신
AI 기술을 개발할 때는 수익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기술 혁신은 공공의 이익, 공동체의 회복, 그리고 인간 존엄성의 확장을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윤리를 기술 발전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 놓을 때, 우리는 진정한 진보를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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